26일 정부가 개성공업지구 체류인원 전원 철수 권고를 결정한 것과 관련 개성공업지구에 체류하던 176명의 우리측 노동자 126명이 27일 귀환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1차 귀환자 11명이 차량 4대에 나눠타고 개성공단을 출발해 경의선 남북출입국관리소(CIQ)를 통해 돌아왔다.

이어 1시간 30분여 뒤인 4시 20분쯤에는 체류자 115명이 차량 59대를 이용해 돌아왔다. 이날 귀환절차는 북한 세관이 평소보다 차량 검사 등 엄격하게 진행해 예상보다 2시간 이상 지연됐다.

또 애초 2차로 116명이 돌아올 것으로 계획됐으나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측 직원 1명이 오는 29일 돌아오는 것으로 일정을 막판에 변경하면서 115명으로 변경됐다. 이번 귀환한 인원 중에는 중국인 1명도 포함돼 있다.

이날 귀환 차량마다 운전석 앞만 빼곤 지붕과 차안에는 짐이 잔뜩 실려 있은 채 왔다. 일부 귀환자는 신고한 것보다 물건을 더 실어 벌금을 내기도 했다.

일부 인원은 귀환을 거부하다 뒤에 귀환을 결정했고 일부는 숨어있다가 걸리기도 했다고 공단에서의 상황을 전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전날 박 대통령의 철수권고 결정에 대해 개별 기업의 판단에 맡겼다가 이날 오후에야 정부 방침을 수용했다.

그러나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CIQ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결정 수용" 입장을 밝히며 정부에 피해보전 대책과 방북 허가 등 요구사항을 밝혔다.

이들은 회견에서 △개성공단에 있는 거래처 소유의 제품과 원부자재 보호 대책 △남북 당국 간 대화 지속 추진 △입주기업 재기를 위한 실질적 피해 보전대책 △오는 30일 방북 허가 등을 촉구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측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의 갑작스러운 잔류인원 전원 귀환 결정에 매우 당혹스럽고 그 결정이 사실상의 공단폐쇄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원 철수 방침 이후 처음으로 귀환이 이뤄진 CIQ에는 입주기업 관계자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외신을 포함한 45개사에서 온 취재진 230여 명이 몰려들어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다.

남아 있는 관리인원 등 50명은 29일 추가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