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원회는 26일 우리 정부의 개성공업지구 실무회담 제의를 거부했다.

국방위는 정부 제의를 '우롱'이라고 비난하면서 "남조선 괴뢰패당이 계속 사태의 악화를 추구한다면 우리가 먼저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중대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북남관계를 전쟁국면에 몰아 넣은 주범들이 기만적인 당국간 회담설이나 내돌리며 우리에게 최후통첩식 중대조치라는 것을 운운해 댄다면 그것은 최후 파멸만 촉진케 할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오후 2시 전했다.

담화는 "개성공업지구에 남아 있는 인원들의 생명이 걱정된다면 남측으로 모든 인원을 전원철수하면 될 것"이라며 "철수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신변안전보장대책을 포함한 모든 인도주의적 조치들은 우리의 유관기관들에서 책임적으로 취해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권고 결정을 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외교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개성공단 우리측 인원 176명 전원 철수를 권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날(24일.목) 북한에 개성공단 실무 당국회의를 공식제의하면서 바로 다음날(26일.금) 오전까지 답을 달라. 그렇지 않으면 중대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최후통첩이었다. 북한이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를 전원 철수시킨 마당에 정부가 최후통첩을 한들 효과적인 압박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개성공단을 발전시키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했지만 지난 3일 개성공단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한 이후 기업인의 생필품 전달을 위한 방북마저 불허허면했다.

정부는 북한이 외화벌이 창구인 개성공단 가동중단을 그렇게 오래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박 대통령도 북한이 핵을 내려놓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고 북한만 손해라고 했다.

북한이 손을 들고 나올 것을 요구하는 동안 북한은 단계적인 조치를 강화해왔다. 오히려 우리 정부가 급한 상황이 되어갔다.

그리고 나온 것이 최후통첩에 이어 '개성공단 체류 인원 철수' 결정이었다.

정부는 이제 더이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어졌다.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마지막 여지마저 사라진 것이다. 쌍방 중 어느 한쪽이 손을 들고 나오는 것 외에는 없게됐다. 그만큼 남북관계는 더욱 급랭하게 되면서 새정부는 현 남북관계가 임기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커져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도 최대고비를 맞게됐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정부내에 북한을 제대로 아는 인사가 없다보니 우리측 시각에서 대북메시지를 보낸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북한을 움직이게 할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화하자고 제안하면서 정작 그 상대방을 부정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다보니 대화가 가능할리 없다는 것이다. 북한을 인정하면서 대화의 틀로 불러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