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총소득(GNI)에서 순수하게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이 3년째 57%대에 머물며 경제협력개발국(OECD)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제성장을 이끄는 내수 시장동력 약화로 수출 의존도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따라 한국경제가 외부충격에 영향을 더욱 받게되고 내수침체는 더욱 심화되면서 중장기적 경제성장에 기여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2만 2708달러(한화 2559만원)로 전년대비 257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업저축(순이익에서 배당금 뺀 잉여금)과 정부가 징수하는 세금, 사회보험 부담금 등을 제외한 1인당 '개인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3150달러(1482만원)였다.

결국 국민소득에서 순수한 개인 비중은 57.9%에 불과했다. 이 비중은 2006년(60.6%)까지만 해도 60%를 웃돌았으나 경제성장과 가계소득간 괴리가 커지면서 2010년부터는 3년 연속 57%대에 머물며 국민소득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한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 회원국의 국민소득 대비 개인처분가능소득의 비율을 비교해 본 결과, 우리나라는 회원국 평균(2011년 기준 62.3%)과 4%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나 20위에 머물렀다.

20위 아래가 스웨덴 ·덴마크·네덜란드·노르웨이 등인데, 이들 나라의 무상복지 서비스가 통계상 개인소득으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우리나라가 꼴찌라는 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와 비교해 기업소득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가계소득의 비중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런 사정은 민간소비와 국내 투자의 부진으로 이어져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로 2011년 3.7%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만 성장을 이끈 결과 국민총소득 대비 수출 비중은 58.2%로 전년보다 0.6% 높아져 GNI의 수출 의존비율이 다시 사상 최대수준으로 늘었다.

국민경제의 대외의존도 상승으로 외부요인 대항력도 취약한 경제구조가 되고 있다.

물가 상승분을 뺀 실질 국민총소득은 전년보다 2.6% 증가해 2009년 이후 3년 만에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웃돌았다.

지난해 총저축률은 30.9%로 전년보다 0.7% 떨어졌다. 국내 총투자율도 기업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감소 영향으로 27.5%에 그치며 2.0% 낮아졌다.

가계의 순저축률은 3.4%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상승하긴 했으나 2001~2010년 평균치 4.6%에는 한참 못 미친다. 우리나라의 가계 순저축률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치(2011년 기준 4.4%)에 견줘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가계 저축률이 낮은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양극화가 심화한 탓이다.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을 통해 기업에서 창출된 소득이 가계부문으로 원활하게 흐르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