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자진 사퇴했다. 새정부 들어서 낙마한 6번째 고위급 인사다.
낙마가 잇따르면서 집권 여당 내에서도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강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내정 11일 만인 25일 "자신에 대한 적합성 논란으로 청문회 일정이 잡히지 않는 등 정부 출범에 지장을 초래해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내정자는 대형 법무법인에 근무하면서 대기업을 변호했던 경력이 재벌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공정위의 수장으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게다가 수십억 원대의 해외 계좌를 이용해 세금 수억 원을 탈루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내정자는 야당 의원들이 해외 계좌와 관련한 자료를 국세청에 요청하자 사흘 전 청와대 인사에게 사퇴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해외 계좌까지 추적해 검증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장·차관급 고위 인사 가운데 한 내정자까지 6명이 잇따라 낙마하는 사태가 빚어지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는 후임자 물색에 들어갔지만, 국회 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공정위원장 업무공백은 다음 달 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