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 분향소 천막에서 불이 나 분향소와 방송장비 등이 전소됐다.

3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서울 시청앞 덕수궁 대한문 앞에 위치한 쌍용차 희생노동자들을 위한 분향소 천막에서 불이 나 10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천막 3개 동 중 2개 동과 천막 내부에 있던 방송장비와 이동식 발전기 등이 타 85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농성자들이 머물던 천막과 장비보관 천막은 전소됐으며 분향소는 절반 가량이 타버렸다. 또 농성장 옆 덕수궁 담장의 석가래도 15개가 불에 그을려 5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81명의 소방대원들과 지휘차 2대, 물탱크 차 6대 등 총 22대의 장비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쌍용차노조는 이날 화재를 방화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불이 처음 난 곳은 농성장의 제일 오른쪽 천막으로, 노조원 1~2명이 매일 촛불을 켜놓고 잠을 자는 제일 왼쪽의 천막과는 달리 누전이 우려되는 전기기기는 하나도 없었다. 다른 천막에서 잠을 자고 있던 한 해고노동자는 "이날 새벽에 어떤 사람이 후다닥 도망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금속노조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에 반대하는 보수성향 단체관계자나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회사측과 함께 국정조사 반대를 요구하는 노조관계자 등에 의한 방화가능성에서 자연발화까지 다양하게 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라며 "일단 노조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