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3월 새학기 시작을 앞두고 6,475명이 계약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학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그러나 실태조사에서 빠진 경우를 포함하면 실제 계약해지된 비정규직 노동자는 1만여명에 달할 것이란 지적이다.

민주통합당 노동대책위원회, 유기홍 의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과부가 지난 1월25일부터 약 한 달간 전국 초중고 1만1천여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 비정규직 계약해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과부가 전국단위로 학교 비정규직의 계약해지 현황 전수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계약해지자 6,475명 중 기간제 노동자가 5,537명(82.7%)이고 무기계약자도 1,118명(17.3%)이나 됐다.

이 가운데 4,635명(72%)이 본인 희망과 무관하게 해고당했다. 해고된 무기계약자의 61%(679명)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무기계약은 정규직이나 다름없다는 정부의 통념을 깨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해고당한 기간제 노동자 중 상시·지속적 업무자는 5,128명(92.6%)으로 이들은 교과부가 지난해 발표한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대책'에 따라 원칙적으로 2년 이상 일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가능하다.

계약해지 사유는 계약기간만료가 2,573명(39.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희망퇴직(1,756명, 27.1%), 사업종료(1,031명, 15.9%), 학생정원 감소(715명, 11%)가 그 뒤를 이었다.

직종별 해고자는 조리원(1,336명), 특수교육보조(673명), 초등돌봄강사(549명), 사서보조(536명), 전문상담원(454명) 순이었다.

전국 평균 계약해지율은 4.2%로 나타났다. 지역별 계약해지율은 전교조 출신 도교육감이 있는 강원(8.7%)이 가장 많아 눈길을 끌었다. 뒤를 이어 부산(8.2%), 충북(6.1%), 제주(5.4%), 대구(5.3%) 순으로 높았다.

교육감이 학교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는 광주(0.5%), 전남(0.7%) 등은 상대적으로 계약 해지율이 낮았다.

그러나 교과부가 집계한 6,475명은 계약해지 최소인원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인원은 전체 1만여명에 달한다고 민주당 노동대책위와 노조는 주장했다.

조사에서 빠진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교사, 학습보조교사 등 일부 직종과 현재 협상중인 인원을 합산하면 3월 전에 해고자 2,000여명이 추가로 나올 것이라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절반인 학교 비정규직 1만여명이 계약 해지당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과도 어긋나는 결과"라며 "정부와 정치권은 올해 상반기 중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6월 전까지 모든 지역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교육감 직접고용, 교육공무직 전환 등을 법제화할 것을 교육당국에 촉구했다.

노조는 매년 되풀이되는 비정규직 해고 대란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상반기 안에 나오지 않으면 6월에 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