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몰인권적 파행운영에 반발해 문경란·유남영 상임위원과 조국 비상임위원이 잇달아 사퇴한데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위촉한 전문·자문·상담위원 등 57명이 집단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에따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 이후 최대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현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인권위 전문·상담·자문위원들은 15일 오전 11시 인권위 앞에서 ‘현 위원장의 사퇴와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사퇴서를 제출하고 위촉장을 반납했다.
 
위촉을 받은 전체 전문ㆍ자문ㆍ상담 위원은 160여명이어서 이번에 3분의 1가량이 사퇴하면 인권위 자문위원회는 소집 자체가 어려워져 사실상 기능이 마비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들은 “현 위원장은 그동안 도저히 위원장의 언행이라 믿을 수 없는 행보를 계속해 와 이에 항의하면서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1명이 사퇴하기에 이르렀다”며 “우리는 인권위를 지키려고 인권위를 떠난다. 인권위가 소위 인권 전문가라고 하는 우리 57명에게 부여한 모든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 대통령과 현 위원장 체제의 인권위에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우리는 하루빨리 현 위원장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자진사퇴할 것과 다시는 인권 문외한이 인권위원장 또는 인권위원이 될 수 없도록 인사청문회 등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주에는 전 국가인권위원장 2명을 포함한 전직 인권위원모임과 전직 인권위 직원모임이 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 법학자·변호사 334명, 여성계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사퇴촉구에 이어 지난 11일에는 전국 각 지역의 621개 인권·시민단체들이 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