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장관(66) 후보자가 사단장 재임때 비리보고를 묵살해 경고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김 후보자는 1999년 2사단장으로 근무할 당시 부대 내 시설 공사와 관련된 비리 사실을 보고받고도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동아일보가 16일 보도했다.

김 후보자가 보고를 묵살하면서 이 부대 헌병대장은 육군본부에 비리를 보고해 수사가 시작돼 김 후보자는 1군사령관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김 후보자는 2사단 사령부 내의 체육관 개.보수 공사와 복지회관 주변시설 개.보수 공사 과정에서 부대 참모 장교들이 업체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

이 첩보는 2사단 예하 부대의 헌병대장으로 있던 A소령이 2사단장이던 김 후보자에게 직접 보고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이를 무시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A소령은 다른 보고계통을 통해 육군본부 헌병대에 비리 혐의를 재보고했다.

자신의 부대비리가 알려지는 것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었거나 자신이 연루됐거나 하는 이유로 묵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08년 3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마지막으로 군 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임(예편)한 뒤에는 무기중개상의 고문으로 재직했던 것으로 드러난 상태다.

김 후보자는 수많은 뒷돈거래가 많은 커넥션 의혹이 비일비재한 무기 브로커 세계에서 2년 동안이나 고문을 해준 것이다.

김 후보자는 2010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2년간 함정 및 전차의 엔진 등을 수입 중개하는 독일 군수업체 엠티유의 한국대리점 '유비엠택'의 비상근 고문으로 재직했다.

특히 이 업체는 독일제 잠수함 등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2011년 불법로비를 벌인 혐의로 독일 검찰과 한국군의 내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독일회사와 합작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 내정자를 사외이사로 영입했지만 사업이 불발돼 자문을 받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 내정자는 이 업체에서 2년 동안 받은 자문료가 모두 2억 1천만 원이라고 국회에 낸 자료를 통해 밝혔다. 매달 600만 원씩, 사외이사를 그만두던 달에는 7천만 원을 한번에 받았다.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 내정자가 무기수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청문회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김 내정자가 비상근고문으로 일할 당시 국산 K2전차 파워팩(엔진.변속기)과 관련 방위사업청이 국내 개발보다 해외수입이 더 바람직하다고 왜곡해 심의자료를 작성한 것으로 2012년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2011년 말 해외수입 쪽으로 결론이 날 당시 파워팩의 핵심부품인 독일산 디젤엔진 수입은 유이엠텍이 중개했다.

김 내정자에겐 또 재작년 두 아들에게 아파트를 증여하기 직전 담보대출을 받아 채무까지 함께 넘기는 방법으로 증여세를 줄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철저한 독재권력의 신봉자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김 내정자는 핸드폰 고리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을 넣어 다닐 정도여서 박정희 키즈로 불린다. 

2012년 11월6일에는 예비역 장성 50여명과 함께 박근혜 지지를 선언하면서 색깔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현재 우리가 겪는 악성 후유증은 종북 좌파세력에 의한 국가 정체성의 혼돈, 계층간 편가르기, 법 준수 거부, 국가경쟁력 손상, 북한 독재정권이 중시하는 대북정책 등"이라며 "일부 대선 후보들의 진영은 이런 후유증을 답습하는 정치적 견해를 견지하는 듯하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부적절한 처신을 한 김 후보자는 공직에 나설 자격이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재향군인회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더이상 군을 통솔할 자격이 없다"며 "저런 부적절한 처신을 한 사람을 사병들이 제대로 따르고 싶은 마음이 들겠느냐. 비리도 묵살, 은폐하고 누수가 생기도록 하니 국방예산이 증액되더라도 매년 적다는 타령만 하는 것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