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구청장 최창식)이 노점상 관내지역 이미테이션(일명 짝퉁) 제품 판매행위 단속에 앞장서고 있는 구청 소속 직원을 미화, 찬양해 빈축을 사고 있다.

중구청 공보과는 지난 1월 30일 '노점 짝퉁 단속의 전설 중구 정정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만들어 서울시 출입기자단에 배포했다.

보도자료는 지난해 7월부터 명동 등에서 2만8천여점, 162억 규모의 짝퉁 적발, 외국 명품업계에서는 전설로 떠올라, 명동 화장품 가게 막무가네식 호객행위도 근절 등의 부체를 붙여 언론의 관심을 끌고자 공을 들였다. 

보도자료는 중구청 지역경제과 정정재(47) 주임은 명동과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노점상들로부터 '저승사자'로 불린다.

그동안 크게 신경쓸 필요없이 짝퉁을 판매했으나 정 주임이 이 업무를 맡으면서 된서리를 맞았기 때문이다.

저승사자답게 그 앞에서는 짝퉁을 짝퉁이 아니라고 우길수도 없다. 저항해봤자 오히려 손해다. 일부 노점상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기절한 적도 있었지만 그들을 경찰에 고발하고 다음날 다시 단속에 나가 독종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보도자료는 7월부터 서울시 민생경제과(김현기 담당)와 함께 시작한 정 주임의 짝퉁 단속으로 이미 명동과 남대문시장이 평정됐고 그의 활동은 동대문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력한 단속에 힘입어 지난 해 11월 중순까지 명동과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등에서 적발된 위조상품만 2만7천497점에 달한다. 모두 162억 규모로 루이뷔통과 샤넬 등 명품 브랜드가 절반 이상이라는 활약상(?)도 담았다.

보도자료는 특히 "그의 활동은 외국계 명품업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10년 넘게 노력했어도 해결하지 못했던 명동의 짝퉁 판매를 몇 개월만에 근절한 그의 노력에 경의를 표했다."며 "그래서 지난 해 8월에는 주한EU상공회의소 소장이 최창식 구청장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전설의 그를 보고싶다며 홍콩에서 루이뷔통 아시아지사장이 한국을 찾기도 했다"고 극찬했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한 명동 화장품가게 호객행위 단속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지금은 눈살찌푸리게 하던 막무가내식 호객행위가 사라졌다. 소형마이크도 철거돼 명동이 조용한 거리로 변신했고 화장품 개별품목마다 가격을 다 표시했다"고 소개했다.

보도자료는 또 "화장품 가게 직원들 중 정 주임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화장품 업계의 가장 유명인사가 되었다. 다른 업무로 명동에 가면 화장품 가게 직원들이 먼저 인사할 정도다"라고 했다.

하지만 중구청은 특히 이를 보도자료로까지 만들어 언론에 배포해 보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이를 보도한 언론은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플러스가 각종 포털사이트 뉴스코너와 한국언론재단의 카인즈(현 미디어가온)를 검색한 결과 단 1건의 기사도 보도되지 않았다.

보도자료를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배치했지만 조회수는 4일이 지나도록 100명도 보지 않았다.

구청 직원들이 한번씩만 봐도 1천회가 넘는데 100회밖에 안된다는 것은 직원들조차 보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 구청 직원은 "최창식 구청장이 공명심과 실적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함께 일을 하면서 업무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얘기가 많다"며 "노점 짝퉁단속도 실적과시에 빠져서 나온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때문에 올해 구청 정기인사에서 노점단속과 관련 가로정비과 소속 직원이 과장 승진 대상에 올랐다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인사에 밝은 한 관계자는 "가로정비과 팀장급 직원이 올해 과장 승진 연한이 됐는데 지난해 노점단속에 실적을 냈다며 구청장이 승진1순위로 꼽혔다가 나중에 구청장이 해당 직원이 그다지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승진에서 제외하고 노점단속에도 나가지 말라"는 질책을 듣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최창식 중구청장은 노점상은 물론 관광특구내 입점상인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배려대상인 소외계층을 단지 짝퉁판매라는 현행법상 범죄행위(상표권)라는 점을 앞세워 사회적 약자에 대해 무자비한 단속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로부터 짝퉁단속의 공로로 감사장을 받으면서 자신의 명예만 높이려고 관내 2천여명에 이르는 노점상들의 생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볼멘 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짝퉁단속이라는 것이 루이뷔통, 프라다 등 과거 고급사치품이자 밀수품의 대명사로 불렸던 것들인데다 이들 업체들이 국내 면세점이나 백화점내을 운영하는 재벌 2,3세를 위한 것이라점이 드러나고 잇는 상황이다.

이들 사치브랜드는 국내에서 국내에서 사회공헌활동이나 불우이웃돕기 등에는 관심조차 없이 한국인의 사치성소비재 선호 소비경향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