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누출 사고가 발생한 삼성전자가 또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산 누출 발생 시각을 둘러싸고 허위 보고 논란이 일자 "공무원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며 경기도에 책임을 떠넘겼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단체들은 삼성전자를 검찰과 노동부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경기도의회도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조사에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1일 경기도청 관계자(기후대기과)들을 출석시켜 불산 누출 신고 허위보고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였다. 경기도 기후대기과 관계자는 "보고서 작성 시 삼성 측에서 말한 28일 오전 6시를 그대로 기재했다"며 "사고 발생 시각을 허위로 작성할 이유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28일 오후 2시42분쯤 삼성전자 김모 차장으로부터 유선으로 불산 누출 보고를 받았다"며 "김 차장은 '불산이 누출됐다. 응급조치 끝났다. 사람 생명이 위태롭다'고 짧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그는 "상황의 위급하다고 판단해 배모 주무관에게 사고 경위를 파악하라고 한 뒤 바로 현장으로 갔다"며 "배 주무관은 김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 경위를 물었고, 김 차장은 배 주무관에게 '대략적인 (불산 누출) 시간은 (사고다음날인) 28일(월) 오전 6시'라고 밝혔고 배 주무관은 김 차장의 말을 토대로 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불산누출 사고는 27일(일) 오후 1시31분 경이었다. 

전날 삼성전자는 허위보고 논란이 제기되자 "유선으로 보고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공무원이 착오를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고 시각을 다르게 경기도에 신고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해명이 공무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다 다시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난 셈이다.

이와관련 도의회 양근서 의원(도시환경위 소속)은 "삼성전자가 왜 불산 누출 사고 발생 시각을 허위로 보고했는지, 그리고 문제가 되자 왜 경기도에 책임을 떠넘기려 했는지 따진 뒤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별렀다.

삼성전자는 "당시 신고를 했던 직원(김모 차장)은 지금도 경기도 공무원에게 사건 발생 시간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 내용 또한 경찰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무원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고 했던 것은 잘못된 해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도의회는 경기도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결의했다.

다산인권센터와 삼성일반노조, 삼성해고자복지투쟁위원회 등 시민단체와 삼성관련 단체들도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 은폐규탄 진상규명 및 대책수립 촉구를 위한 대책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삼성전자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검 및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고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