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초대총리후보인 김용준 총리지명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초기에는 화합형 인사로 무난할 것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덕성과 관련된 의혹이 잇달아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김 후보지명자가 제기된 의혹을 깨끗하게 해명하지 못하게되면 인사청문회는 호된 시련을 겪게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26일 석연치 않은 김용준 총리후보자란 제목의 논평에서 "아무래도 김용준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썩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제기된 의혹은 과거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이 낙마했던 것과 같은 종류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분위기다.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두 아들에 대한 재산증여와 군면제 의혹 등이다.
민주통합당 김 부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자신의 두 아들을 둘러싼 재산증여와 군면제 의혹 등에 대해 빠른 시간내에 소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두 아들에 대한 재산 증여와 병역기피, 부산 형제복지관 사건 부당판결 등이 주요 쟁점이다.

김 지명자 측은 27일 아들의 재산 상속과 병역 기피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국무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김 후보자의 장·차남 명의로 돼있는 서초동 땅과 관련 "후보자는 지난 1993년 재산공개 당시 두 아들 명의의 부동산을 공개하며 '상당한 재산을 갖고 계셨던 어머니께서 손자들을 위해 매입해 준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고 해명했다.

준비단은 "지난 1975년 당시 매입가격은 각각 200만원으로 총 400만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준비단은 "현재 후보자 모친께서 생존해 계시지 않아 증여세 납부 여부 등에 대해선 부동산 관련 증빙서류, 세제상 관련 서류 등을 해당 행정기관에서 받아 검토한 뒤 사실관계를 확인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기자간담회에서 "어제(26일) 한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김 후보자와 판사시절 서기관으로 있던 사람이 같이 안성 땅을 보러 다녔고 아들들의 명의로 그 땅을 매입해서 줬다"며 "자기는 1983년에 팔았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또 "이 땅은 당시 같이 보러 다니며 매입한 것"이라며 "과거 김 후보자의 해명은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1975년 당시 8살, 6살이었던 김 후보자의 아들들의 명의로 땅을 사서 건물을 지은 이 주택의 현재 시가는 7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 문제에 대해서도 준비단은 "김 후보자의 장남은 체중미달로, 차남은 통풍으로 인해 병역을 면제받았다"며 "두 아들의 병역면제는 위법한 사항이 없는 것으로 신속히 병적 관련서류와 의료기록 등을 해당기관에서 받아 검토한 뒤 사실관계를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서 의원은 "장남의 키가 170㎝안팎이라고 했다. 180㎝의 포드자동차 옆에 서니 자동차보다 조금 작았다고 한다"며 "170~180㎝ 정도의 키인 사람이 군에 면제되려면 몸무게는 45~47㎏ 이하여야 한다"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통 아저씨'로 유명한 개그맨 이양승씨를 언급하며 "이 씨가 154㎝, 50㎏라고 한다"며 "170㎝인 내정자의 아들이 45~47㎏는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 관계자는 "차남의 통풍도 이해할 수 없다"며 "아무리 빨라도 40대에 찾아오는 질환인데 20대 초반에 통풍이 나타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대법관 시절 판결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후보자는 대법관 시절 원생들을 불법으로 축사에 감금시키고, 하루 10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시켰으며 저항하면 굶기고 구타하고 죽여 암매장했던 1987년 부산 형제복지관 사건 판결에서 검찰이 15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 2년 6개월의 어처구니없이 적은 형을 선고했다"고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복지원이 취침시간에 자물쇠로 출입문을 잠그고 행동의 자유를 제한한 것은 사회복지사업법 등 법령에 따른 정당한 직무행위로 감금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원장에게 특정경제가중처벌법위반(횡령)죄만 적용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산의 도가니'라고 불리는 이 사건을 판결했던 대법관이 '사회적 약자의 상징'것은 충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지명자 측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의혹이 과거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이 낙마했던 사유가 제기된 것은 인사청문회 관문 통과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총리 후보자가 지명되자 마자 과거 인사청문회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해 당사자들을 낙마시켰던 사유가 제기된 것은 민감한 문제다"라며 "더욱이 인수위에서부터 철통보안으로 불통논란까지 일었던 박근혜 당선인이 직접 지명한 당사자가 이같은 논란에 휩싸인 것은 심상치 않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이같은 이력이 검증과정에서 박 당선인에게 보고됐는지, 보고 됐다면 어떤 이유가 소명됐는지, 그렇다면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수많은 인사에서 적용될 인사원칙은 무엇인지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