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부산에서 실종된 50대 부부의 유력한 용의자가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장기미제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한달만인 지난해 5월 용의자 한모씨가 자신의 승용차에서 착화탄을 피워 주식에 손만대지 않았어도...라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한씨를 용의자로 보고 있지만 실종자의 시신은 찾지 못한 상태다. 용의자마저 이미 자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2007년 4월 19일 부산 중구 남포동. 창틀 제조 업체를 운영하던 최낙율(당시 57)씨는 동업자 한모(42)씨를 만나 서류를 건네주고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떠난 뒤 실종됐다. 같은 날 최씨의 아내 조영숙(52)씨도 한씨로부터 "사장님(최낙율)의 서류를 받으러 공장으로 오셔야겠다"는 전화를 받고 나간 뒤 실종됐다.

실종 직후 꺼져있던 아내 조씨의 휴대전화가 간간이 켜지면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휴대전화에선 "내 아들을 잘 부탁한다"는 자살을 암시하는 여성이 전화목소리가 전해졌다.

이런 전화는 지인들에게 몇차례 더 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휴대전화가 울산, 경주, 대구 등지에서 잠시 켜졌다 꺼지고 해서 위치추적에 애를 먹었다.

장기 미제사건으로 분류된 이 사건은 발생 5년 만인 지난해 신설된 부산지방경찰청 미제사건전담팀이 사건을 맡아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한씨의 내연녀인 심모(29)씨가 "최씨 부부가 실종되던 당일 한씨를 남포동에서 만났고,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휴대전화를 주면서 걸라고 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휴대전화는 실종된 최씨의 것으로 확인됐고 용의자는 한씨로 압축됐다.

경찰은 재력이 탄탄하던 최씨가 한씨의 회사 지분을 40% 가량 매입했는데 한씨는 이 지분을 일부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지인들에게 걸려온 실종된 최씨 아내의 전화도 제3자가 대신 건 전화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용의자 한씨는 수사 재개 한 달여 만인 지난해 5월 17일 경남 거제시 연초면의 한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 안에 착화탄을 피워 숨진 채 발견됐다.

한씨에게서는 "주식에만 손을 안 댔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한씨가 최씨 부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