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의 백미 로봇물고기 어디까지

4대강 사업의 하나인 로봇물고기가 2010 로보월드에 등장했다. 길이 1m, 너비 70cm 남짓한 수족관에 모습을 드러낸 로봇물고기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탁한 물과 초록의 인공수초 사이로 파란 불빛의 움직임이 있다. 가까이 다가오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쏜살같이 저만치 멀어지는 잉어를 닮은 물고기.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를 띤 파란 불빛으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을 포착하여 자세히 보니 잉어를 닮은 물고기는 꼬리지느러미를 비롯해 배와 등지느러미를 달고 있다. 겉 표면은 엷은 주황색으로 작고 둥근 홈이 줄을 맞춰 배열해 있다. 꼬리지느러미와 함께 몸 전체가 움직이며 헤엄을 치는데 몸통 중간에 비늘 모양으로 절개면을 두어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유유히 헤엄치는 로봇물고기의 몸은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닌 유선형의 금속덩이다.

수질측정과 관리를 위해 내년 10월쯤 4대강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로봇물고기는 지난 2009년 11월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홍보영상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이후 로봇물고기 개발과 관련하여 크기가 1m 넘는다는 보고를 받고 "너무 커서 다른 물고기들이 놀란다"며 크기를 줄이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고, 첨단 복합기술이 많이 들어가서 축소가 어렵다는 설명에 여러 마리에 기능을 나눠서 함께 다니도록 하는 대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들은 세계 최초의 '편대유영'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봇물고기는 길이 45㎝ 정도로 3~5마리가 그룹을 이뤄 수질측정과 정보 저장, 송신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또 배터리 충전을 위해 복귀와 장애물 회피 등의 기능도 갖추게 된다. 1마리당 가격은 2천400만원으로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 500~800만원 정도로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로봇물고기를 개발하여 양산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가 된다. 영국과 일본에서 개발한 로봇물고기도 단순한 유영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서 한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겉모습으로 파악하건대 우리의 로봇물고기보다 훨씬 정교하게 만들어진 다른 나라의 로봇물고기들이 왜 바다나 강에서 활동하지 않고 단순 유영기술만을 선보이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해저자원 탐사나 수질관리, 해양탐사, 오염감지, 군사적 목적의 정찰이나 기뢰 탐지 등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하고 개발중인 로봇물고기가 그 많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있다.

로봇물고기가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험실과 같이 좁은 수족관에서도 멀어지면 보이지 않는 로봇이 규모가 큰 강이나 바다에 가면 과연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센서와 자동감지에 의해 역할을 수행한다 하더라도 인공풀의 수초와 같은 방해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상황에 맞게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영영 물귀신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일반인 염려대로 누군가의 그물에라도 걸린다면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

한 마리당 2천만원을 호가하는 로봇물고기가 제 역할을 수행할 정도의 물 속 여건이라면 굳이 로봇이 그 역할을 대신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4대강 사업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로봇물고기 사업, 막대한 예산에 뛰어난 기술력이 뒷받침 된 국책사업인 만큼 환경오염의 또다른 부산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