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는 물론 새누리당내에서까지 복지공약 흔들기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지난 17일 새누리당과 보수진영 일각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대선 공약 수정론을 잇달아 제기한 것과 관련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약 흔들기에 대한 경고와 함께 공약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정성을 다해 만든 공약을 '지키지 마라' '폐기하라' '공약을 모두 지키면 나라 형편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최근 상황을 거론했다.

박 당선인 측은 공약 이행에 연평균 27조원, 5년간 135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근 정부와 정부연구기관, 새누리당 일각에서조차 이보다 더 많은 예산인 든다며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 보장과 기초노령연금 지급 등 복지 확대 공약을 두고 재원 마련의 어려움을 이유로 수정·보완·폐기론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선 기간 국민께 내놓은 공약들은 실현 가능성과 재원 마련 가능성 등에 대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하면서 진정성을 갖고 하나하나 정성껏 마련한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박 당선인 공약이 충분한 검토를 바탕으로 준비된 것임을 강조했다.

정몽준 의원은 지난 16일 "인수위는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했고, 심재철 최고위원은 "공약 중에서 현실적으로 예산을 짜다 문제가 있는 부분은 국민들에게 고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새 정부가 시작되기 전이고 인수위의 인수 작업도 끝나지 않았으며 아직 검토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새정부의 공약 이행을 위한 정책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논란이 확산될 경우 벌어질 혼란예방과 함께 보수진영은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공약 수정론을 부추기는 것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

인수위 윤창중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공약 속도조절론이 나온 새누리당에 대한 메시지인가"라는 물음에 "굳이 확대해석은 않겠지만 부인도 안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지시 또는 조율 여부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밝혔지만 박 당선인 의중에 따라 공약 수정 불가론을 분명히 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