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시장 박원순) 산하 SH공사(서울도시개발공사. 사장 이종수)의 임대 아파트 정책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민 주거환경 개선 정책과 거꾸로 가고 있다.

8일 SH 임대아파트 입주주민회의 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 해 5월 사장 방침 274호에 따라 일반수선주기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SH공사는 도배 장판수선교체는 6년에서 10년으로 수선 주기를 4년이나 연장했다. 또 렌지후드를 포함한 주방 씽크대는 13년에서 15년으로 교체주기를 2년 늦췄다.

 SH공사는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수렴은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

SH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입주자 대표회의 측은 "SH공사가 일방적으로 작년 5월경 공문 한장 달랑 보내고 7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 대응책을 마련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앞으로 서울시내 전 임대아파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SH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임대아파트는 2012년 말 기준으로 직영 3만3881가구, 위탁 10만4054가구 등 총 13만7,935가구다.

SH공사의 결정은 박원순 시장의 서민주거환경 개선 정책 추진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박 시장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 말 뿐일 뿐 실제로는 딴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임대아파트 입주민대표자회는 "서울시 지침에 따라 SH공사가 비용절감을 한답시고 서민들의 환경 개선은 고서하고 수선주기를 줄여 쾌적한 환경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뽑아준 박원순 시장의 모습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장에선 자체적인 인건비 절감이나 후생복지 조정 등 비용절감은 손대지 않고 정작 보호받아야할 서민들의 주거권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