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보수단일후보로 선출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선거전이 7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단일후보로 대표성이 희석돼 보수진영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000여개 보수시민단체들은 급기야 보수성향 후보들의 사퇴를 직접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용린 후보를 제외한 이상면, 최명복, 남승희 후보 등 보수성향의 후보들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와는 별도 일부 후보는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전화도 걸려온 것으로 얄려졌다.

그러나 사퇴요구를 받은 "부당한 선거개입"이라며 강력 반발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선진화운동과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등 보수성향 시민.교육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소설가 이문열, 김동길 연세대 교수, 칼럼니스트 조갑제 씨 등 보수진영 원로인사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3명의 후보출마는 이수호 후보의 당선을 돕는 이적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후보별 여론조사 지지율이 이수호 22.7%, 문용린 19.7%로 나타나 보수성향 세후보가 선거를 완주하면 진보 교육감 당선을 도와주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보수성향원로인사들로 구성된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는 지난 10월 단일화 과정을 통해 보수 단일후보로 선출했다.

시민회의는 참여의사를 밝힌 8명의 교육감 예비후보를 심층면접한 뒤 11월2일 교육계 원로로 구성된 후보 추대위원 20명의 투표를 거쳐 문용린 후보를 &문 후보를 보수 단일후보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서울시교육감선거에서 보수진영 후보가 난립하면서 표가 분산되면서 패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 후보는 이후 보수단일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식선거운동에서 대표성을 강조하며 표 결집을 독려하고 있다.

보수단일 후보 맞나? 보수후보들 반발 = 그러나 이들의 사퇴요구는 사퇴권고를 받은 후보들의 강한 반발을 사면서 보수단일 후보로서의 대표성도 희석되는 모습이다.

남승희 후보 측은 '이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이 어떻게 교육계에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상면 후보와 최명복 후보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면 후보 측은 "명목상 기자회견이지만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집회이기 때문에 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위반"이라며 이런 행위가 계속되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권자들의 후보선택권만 왜곡할 뿐 결국 후보단일화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단일화 과정이 20명의 보수단체 대표들만 모여 투표로 후보를 결정한 것은 단체 회원들은 물론 시민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수후보들 사이에선 문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선대위의 한 위원회 부위원장(현재 사퇴)을 맡았던 부분과 관련 '낙하산 낙점'이라며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수호 후보도 문 후보의 보수단일후보 주장에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수호 희망캠프' 대변인은 지난 6일 TV토론 직후 낸 논평에서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보수단일후보' 주장"을 들었다"며 "문용린 후보는 이수호 후보가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인정받은 것을 부러워했던 나머지 보수단일후보를 주장하고 나섰다."면서 "보수후보 다른 누구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아예 거짓주장이라고까지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측은 "그런 후보가 감히 1만 5천여 명의 등록 선거인단이 50% 이상 참여해 이룩해낸 단일화와 견주려 하는지 도둑심보도 유분수"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또 이들이 이적행위라고 주장하는 것도 위험스런 발상으로 이수호 후보에 대한 허위 비방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적으로 결격 사유없이 출마한 후보자에 대해 근거없는 이념색깔론으로 비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수호 후보 측은 또 대한민국 헌법을 준수하고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라면 지지철회 선언뿐만 아니라 문용린 후보에게 공개 사과와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은 보수단체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도 지적했다.
이 후보측은 "세 후보의 사퇴를 종용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 16조 3항 교육감의 피선거권을 침해한 것이고 공선법 제109조 서신, 전보 등에 의한 선거운동 금지 조문 3항을 위배했을 뿐 만 아니라, 공선법 제 251조 후보자 비방과 협박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