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기업으로 전라북도가 재계30위권인 부영그룹을 영입, 결정하면서 KT를 창단기업으로 한 경기도 수원과 치열한 2파전을 벌이게 됐다.

지난달 초 경기도와 KT, 수원시는 10구단 창단을 위한 협약식을 갖고 10구단 창단에 한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창단기업 물색에 어려움을 겪던 전북도가 부영과 손을 잡고 창단에 탄력을 받게되면서 상황은 팽팽한 대결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전라북도와 프로야구 제10구단 범도민유치추진위원회(위원장 이연택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전 대한체육회장)는 4일 전주·군산·익산·완주를 연고로 한 프로야구 구단주로 부영그룹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10구단유치추진위원회는 이날 김완주 도지사와 이연택 위원장, 유치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영그룹을 제10구단 창단기어브로 영입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전북도와 부영그룹은 조만간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창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연택 위원장은 "지역 연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KBO가 내세우고 있는 구단주 자격기준과 기존 구단주들의 선호도 등을 검토한 결과 컨소시엄 보다는 재정능력이 충분한 단일 기업이 유리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부영의 구단 운영 능력 뿐만 아니라 무주리조트 인수 등 전북지역과 여러 인연을 맺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전북 연고기업으로 영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김완주 도지사와 유치위원들이 많은 노력을 펼친 결과 부영그룹이 심사숙고 끝에 큰 결단을 내렸다"면서 "부영그룹이 창단기업으로 영입이 의결된 만큼 진정한 야구 발전을 위해 수도권과 대기업 중심이 아닌,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연고기업 논리를 내세워 제10구단 유치 논리를 펼쳐나가며 창단발표 등 향후 일정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김완주 도지사는 "새만금특별법 개정 후 현재 전라북도 가장 큰 현안은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이라며 "그동안 제10구단 유치를 위해 이연택 위원장과 모든 유치위원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에 창단기업 영입이라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제10구단 창단은 경기도와 전북가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경기도(도지사 김문수)와 KT(회장 이석채)는 지난 11월6일 수원을 연고로 한 제 10구단 창단을 발표한 바 있다. 이석채 KT회장은 직접 나서 10구단 창단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며 의욕을 보였다.

KBO가 지난해 마련한 신규 구단 창단기준을 강화하면서 전북도는 상대적으로 경기도에 비해 불리한 듯 보였다. 전북도는 하림과 전북은행 등 향토기업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형태로 구단창단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안정적 팀운영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부영그룹을 영입키로 결정하면서 창단 작업은 탄력을 받게됐다. 부영그룹은 재계 30위권의 중견그룹으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며 사회공헌도 활발히 하고 있는 모법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영그룹은 국내 재계 순위 30위권으로 부영건설, 무주리조트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산규모 12조 원대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5200억원에 달했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와 KBO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10구단 창단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BO는 롯데를 중심으로 제10구단 창단에 미온적 입장이다.

롯데는 넥슨이 경남 창원을 연고로 창단을 추진하자 서부경남 지역 관중을 뺏길 것을 우려해 몽니를 부린 적 있다.

선수협은 10구단 창단 결정을 미루는 KBO를 향해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내년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 거부를 할 것이라며 압박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해 2월 마련한 신규구단 창단의 기준은 ▲모기업의 유동비율 150% 이상, 부채비율 200% 이하, 자기자본 순이익률 10% 이상 또는 당기순이익 1000억원 이상인 기업 ▲2만5000석 규모의 전용구장을 가입승인 날로부터 5년 이내에 확보 ▲이사회가 정하는 가입금 및 야구발전기금(총 50억원 이상) 납부, 현금 100억원 KBO에 예치 ▲신규구단 연고지역 창단신청일 기준으로 인구 100만명 이상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