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검찰권력에 대한 개혁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검찰간부가 차명계좌까지 동원해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데 이어 초임검사가 자신이 조사하던 여성피의자와 검사실에서 성추행을 하고 이후 성관계까지 가져 긴급체포됐다.

현직 검사의 굵직한 비리와 비위가 잇달아 드러나면서 검찰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검찰 조직이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현직 검찰간부가 거액의 뇌물사건으로 구속되자 한상대 검찰총장이 19일 대국민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현직 검사가 자신이 조사중인 여성을 성추행하고 이후 검찰청밖에서 따로 만나 모텔에서 성관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긴급체포됐다.

긴급체포는 현행범일 경우에 이뤄지는 조치여서 구속영장 신청을 앞두고 있다.

국민에게서 부정과 비리를 일소해야하는 임무를 위임받은 검찰이 비리와 비위가 잇달아 터진 것이다.

검찰은 신속하게 수사에 나서고 파문 확산을 차단하려는 모습이다.

19일엔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가 유진그룹과 다단계사기범 조희팔 측근, KTF(KT로 합병됨) 등으로부터 내사.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차명계좌를 이용해 9억5천만원을 받은 의혹을 받자 특임검사를 임명해 김 검사를 구속했다.

현직 검사가 2000년대 들어 구속된 것은 김 검사가 처음으로 검찰조직에 중대한 오점을 남겼다.

수장격인 한상대 검찰총장은 대국민사과를 하며 자성을 다짐했다. 한 총장은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국민들께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 드린 점에 마음깊이 사죄드린다"며 "성역없이 철저하게 수사하고 모든 의혹에 대해 수사결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엄중하고 준엄한 비판과 질책을 받겠다"고 말했다.

내부감찰시스템을 점검해 환골탈태 자세로 전면적이고 강력한 감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어 15일 서울고검 산하 일선지검장과 회의를 가진데 이어 22일도 전국고검장과 일부 검사장급 간부회의를 가졌다. 검사비리 사건으로 고조된 비난여론을 의식해 검찰총장이 강도높은 감찰체제 구축을 다짐했다. 검찰총장으로는 처음으로 중수부 폐지도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곧바로 또다른 검사 성추문 사건이 터지면서 검찰은 말이 아니게 됐다.
검찰은 신속하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서는 불기소 조건으로 검사실에서 피의자에게 유사성행위를 시키고 며칠 후엔 모텔에서 부적절한 성관계까지 가졌다'는 소문이 나돌자 대검 감찰본부는 이례적으로 즉시 감찰 착수를 공표하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통상 감찰본부는 검사나 검찰직원의 비위와 관련해 조사 착수 사실을 알리지 않고 암행감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찰본부는 지난 20일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의자의 변호인이 재경지검에 문제를 제기하자 곧바로 감찰에 착수했으며 이날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자 즉각 공식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장이 사과한 마당에서 머뭇거리다간 수습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검사는 2000년대 들어 현직 검사로는 처음 구속돼 검찰 조직에 오점을 남겼다.

이에따라 검찰 개혁요구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검 중수부 폐지 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문재인 안철수 대선주자는 대선 공약에 대검 중수부 폐지를 내걸었고 새정치공동선언에서도 중수부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약속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도 형식은 다르지만 상설특별검사제 신설을
제시했다.

정치권의 대검 중수부 폐지 추진에 강력하게 반대해온 검찰도 이번에는 내놓고 중수부 폐지반대를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검찰의 입지가 상당히 위축된 것이다.

검찰의 최고권력기구인 대검중수부는 정치인 등을 권력에 변화에 따라 정치보복성 수사를 해오며 권력의 시녀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때는 무리한 수사로 노 전 대통령을 자살을 통해 서거에 이르게 한 바 있다.

특히 정치적 사건에 대해 무리한 수사로 재판과정에서 무죄로 선고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독립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도 본격 거론될 전망이다.
현직 검찰 비리가 경찰의 내사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검경 수사권 독립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검찰은 경찰수사를 지휘하며 사건 수사를 특임검사에게 맡기고 경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의 자정과 자성 노력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검찰의 기소독점권 때문이다. 뇌물수수와 성추문 사건 모두 검사의 기소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같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