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간 후보단일화 룰 협상이 성과없이 종료됐다.

양측 실무협상팀은 20일 오후 11시30분까지 진행한 협상을 종료하고 21일 오전 속개하기로 했다.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20일 오후 11시 37분께 공평동 선거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조금 전(11시 30분께)에 오늘 협상은 완료됐다"며 "내일 다시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같이 종료한 것"이라며 "오늘 공개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20일 단일화 방식 룰과 관련 이틀째 실무협상을 벌인 문-안 후보측은 18일(일) 문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측에 일임하겠다"고 밝혀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막상 협상에 돌입하자 유.불리를 따지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협상재개 첫날(19일)에는 마라톤협상끝에 'TV토론'만 합의한 채 단일화 방식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이틀째 협상(20일)을 벌였지만 한치 양보없는 팽팽한 기싸움만 계속했다.

민주당은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잇달아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당의 위기감이 깊게 깔려있어 캠프참가자들 역시 향후 자리와 직결돼 그만큼 협상에 배수진을 치고 있다.

협상장 밖에서는 협상 진전은 커녕 오히려 전날보다 위험수위를 넘나들며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다. 

협상내용 흘렸다 상호 비난 = 양측은 단일화 협상을 외부에 흘렸다고 비난하며 내내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오전에는 민주당이 안 후보측을, 오후에는 안 후보측이 문 후보;비판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그동안 맏형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고 계속 양보해오고 인내했는데 안 후보측이 일부 언론에 흘려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유민영 안철수 후보 캠프대변인은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셨으면 좋겠다"며 "협상 내용을 외부에 알린 적이 없으며 협상에서 문 후보측의 통 큰 양보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오후에는 우상호 공보단장이 협상경과 브리핑을 통해 협상경과를 공개하면서 안 후보측이 반발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8시30분쯤 문 후보는 '적합도' 조사방안을 주장했고 안 후보측은 '가상대결조사'를 주장했다"며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진척되지 않아 정회중이고 밤 9시 속개한다"고 협상경과를 공개했다.

안 후보측은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신뢰를 깨는 행동이라고 문 후보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안 후보측의 유감표명에 이어 협상이 속개됐지만 결국 소득없이 종료됐다.

이에따라 21일 오전 9시부터 3일째  실무협상을 속개하기로 했지만 TV토론 이전까지 단일화 방식에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맏형으로 통 큰 양보했는데,,실제 양보한 것 있나? = 문 후보는 지난 18일 단일화 협상 재개를 제안하면서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 측에 일임하겠다"고 밝히면서 안 후보를 압박했다. 안 후보 캠프에선 정치9단에 당했다는 얘기까지 나오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었다.

그동안 문 후보측이 선호했던 국민경선이 시간 촉박으로 사실상 불가능해 사실상 여론조사 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양보하는 듯한 발언은 의미없는 것으로 안 후보를 압박하려는 의도로밖에 달리 해석할 게 없었다고 봤다.

문 후보는 19일에도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에서 "여론조사 방식이 최선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안 후보측이 원한다면 혼쾌히 받아들이겠다"며 양보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측은 협상에서는 문 후보측이 양보한 게 전혀 없이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측은 문 후보측에 여론조사에 '+α'를 더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여론조사 50% + 공론조사 50%로 단일후보를 결정하자는 안이다.

그러나 문 후보측은 공정하지 않은 방안이라며 안 후보측의 제안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공론조사식 배심원제'가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한 벙안이라는 것이다. 안 후보측은 두 후보 지지층을 50대 50 비율로 하되 민주당은 당 대의원중에서, 안 후보는 지지자인 안철수 펀드가입자에서 뽑자고 제안했다.

문 후보는 거절했다. 대의원에 비 문계 대의원이 섞일 경우 안 후보측으로 이탈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 외에 국민참여가 보장되는 방안을 포함시키자고 한 문 후보측 주장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양 측의 배심원 구성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큰틀에서 단일화 협상을 일임하겠다는 선에서 협상이 시작됐지만 양측이 입장이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타협점은 쉽사리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따라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두 후보간 담판으로 단일화 방식이 타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