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에서 전기렌지 불이 날 위험이 큰 것으로 우려돼 대량 리콜하기로 했다.

현지언론은 11일 LG전자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레인지 16만1000대를 화재위험이 커 리콜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일부 모델은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된 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제품들의 안전성 논란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LG전자는 국내에서도 리콜 요구가 제기될 것을 우려해 국내에는 밝히지 않다가 해외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하루가 지나서야 리콜 사실을 알렸다.

LG전자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자레인지가 불이 날 염려가 있어 2006년~2010년 사이 판매한 4개 모델 16만대를 리콜한다. 사진은 해당제품과는 사양이 다른 제품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LG전자의 전기레인지가 화상과 화재 위험 때문에 자발적으로 리콜한다고 공고했다.

이와관련, LG전자가 80건의 신고를 접수했으나 화재나 부상 사고는 없었다고 CPSC는 덧붙였다.
리콜대상은 2006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판매된 LRE30451외 4개 모델이다.

이번 리콜이 비록 인명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가전제품 분야에서 쌓아온 LG전자 브랜드 가치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제폼 하자신고 및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면서 초기에 대규모 리콜 사태를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는데 LG전자가 소비자 클레임을 무시하며 쉬쉬해오다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리콜대상에 포함된 모델에 대해 미국의 비영리 소비자단체인 '컨슈머어페어' 소비자 불만 게시판에는 2008년 2월부터 지속적으로 불만이 제기돼온 사실이 확인됐다.
2008년2월 플로리다 코랄 스프링스에 거주하는 한 소비자는 "전기레인지(모델명 LRE30451)의 전원이 자동으로 꺼져버리기도 하고 또 끌려고 해도 꺼지지 않는다"며 "조절판이 조절이 되지 않아 전원코드를 뽑아야만 해결이 된다"고 적고 있다.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또 다른 소비자인 존도 2009년 6월 "LG전기레인지(모델명 LG30955)의 조작 패널의 이상 작동으로 레인지가 켜지지 않거나 스스로 꺼져버리고 켜지면 계속해서 온도가 상승해 온도를 내릴 수 없다"며 "온도가 계속 상승해 레인지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연기가 났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전기레인지 온도가 500도까지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뉴욕시 제임스 타운에 사는 소비자 케이스는 "기기를 조작할 수 없어 레인지의 온도가 500도 이상 까지 올라갔으며 음식은 모조리 타버렸다"면서 "레인지가 너무 과열돼 외부까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고 지적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제품결함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스스로 화를 키운 것"이라고 "미국에서는 소비자의식이 한국과는 차원이 다를만큼 까다롭고 소비자보호정책도 발달돼 있는데 LG전자가 안일하게 대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이전 리콜이나 법적분쟁 사태 발생 과정에서도 미봉책으로 일관하다 문제가 커져 거액의 배상금을 날린 바 있다.

2010년 7월 미국에서 냉장고 결함으로 피소된 사건에서 회사측은 몇몇 소비자가 말하는 화재의 위험은 없으며 부품을 교환해 주고 있어 문제없다고 버티다가 망신을 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