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건설과 조희팔 측근으로부터 8억원 수수의혹을 받고 있는 부장검사 수사를 맡은 특임검사가 11일 유진그룹과 김모 검사(부장급)의 자택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임검사는 경찰 소환을 앞둔 비리검사 차명계좌 관련 참고인을 이날 불러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이에 대해 "수사방해"라며 김 검사에 대한 강제구인 검토에 들어갔다. 또 참고인 가로채기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이와함께 경찰은 또 김 검사 외에도 2~3명의 검사도 수사대상이라며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같은 사건을 놓고 검찰과 경찰이 이중으로 수사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은 특임검사로 사건을 넘기도록 송치지휘를 내리더라도 불응한다는 방침이어서 양대권력기관이 극한대립이 불가피해졌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날 특임검사의 수사와 관계없이 A검사에 대한 수사를 독자적으로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경찰의 수사의지는 수사권 독립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국무총리 중재로 독립의욕을 억눌러야했던 경찰입장에선 모처럼 잡은 검사 검사를 직접 구속하겠다는 소망을 이룰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경찰에 불려가 구속되는 치욕은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전날 서울서부지검에 수사팀을 편성한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이날 오전 김 모 부장검사의 근무지인 서울고검 청사 사무실과 집, 유진그룹 사무실, 금품공여자 사무실과 집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청사 압수수색은 지난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이후 처음이다.

김 특임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내부적으로 소환을 조율 중에 있다. 소환하지 않고 사건을 끝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조만간 A검사를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하겠다는 것이다.

특임검사팀은 이날 차명계좌 입금 등에 관련된 참고인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특임검사는 "경찰이 할 필요 없을 수도 있다. 끝장을 보겠다. 훨씬 엄하게 하겠다"며 수사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경찰은 독자적으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 특임검사는 "경찰은 특임검사에게도 아무것도 안 주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전날 김 검사를 서면 소환통보한데 이어 소환에 불응할 경우에 대비해 강제구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해당 검사가 16일까지 설정된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소환을 재차, 3차 요구할 것"이라면서 "소환에 끝까지 응하지 않는다면 법 절차에 따라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제수사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