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에 대한 김윤옥 여사 조사와 관련 이광철 특검팀과 청와대가 신경전을 벌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특검(이광철 특별검사)이 5일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조사를 놓고 청와대와 신경전을 이어갔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의 조사 방침은 정해졌고, 다만 조사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검 쪽에서 오늘 오전 김 여사에 대한 방문조사를 일방적으로 문의해온 것으로 안다"면서 "공식 조사 요청을 해오면 거기에 따라 검토를 하겠다"고 맞섰다.

그러자 특검팀은 다시 "조사 여부는 합의해서 정하는 게 아니다. 조사 방침을 정했다는 걸 통보하고 (청와대와)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재반박했다. 나아가 '청와대 압수수색' 가능성에 대해 "청와대가 제출키로 한 자료를 받아보고 판단하겠다"며 정면대응 의사를 내비쳤다.

하금열 대통령실장은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기간 단 한 차례만 기자들한테 브리핑하는 걸로 돼 있다. 중간 중간 수사과정을 기자들이나 언론에 노출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된 사항"이라고 공세를 폈다.

앞서 대통령 아들 시형씨의 변호인까지도 특검팀에 찾아가 '청와대 관련자들의 소환 자제' 등을 요구하고 나선 바 있는 등 양측간 갈등이 끊임없는 상황이다.

대통령 부인의 수사라는 민감한 사안을 놓고 '로열 패밀리'를 최대한 보호해야 하는 청와대나, 출범 당시 '성역없는 수사'를 천명한 특검팀이나 서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검팀의 1차 수사기간이 오는 14일로 만료된다는 점도 상당 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수사기간 종료를 앞둔 특검팀이 전면적인 청와대 압박 전술을 펴고 있다고, 특검팀은 청와대가 수사기간 연장을 회피하기 위한 빌미를 어떻게든 찾으려 한다고 각각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변호사는 "특검팀의 고유 수사권한까지 제한하려는 듯한 청와대의 태도나, 특검팀의 대통령 일가를 향한 줄소환조사나 상대방에게는 '지나친 침해'로 여길만 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사기간 연장 문제를 놓고 서로 명분쌓기에 주력하면서 특검팀과 청와대의 기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14일로 30일 동안의 수사 기간이 끝나는 특검팀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보름 더 활동을 연장할 수 있다. 특검팀은 일단 "김 여사의 조사는 수사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까지 다 고려해서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