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힝령 혐의로 기소된 SK그룹 최태원 회장 형제 등에 대한 1심 판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최근 계열사 고위임원에게 성과급을 더 지급해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사용한 돈에 대해 변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속행된 최태원 최재원 장진원 김준홍 피고인에 대한 공판에서 최 회장측 변호인은 최 회장이 돈을 변제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판은 지난 9월27일(25차) 10월 11일(27차), 25일(28차)에 이은 29차 공판이다.

검찰이 이 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며 최 회장에 대해 횡령 혐의를 적용하고 있어 재판부 판결에 대비해 선고될 형량에 부담을 덜기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변호인와 SK그룹은 회계 및 세금처리가 된 돈이어서 비자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최 회장측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원범) 심리로 열린 이날 속행공판에서 장모 SK(주) 전 재무실장 증인신문에 앞서 "IB 139억 5000만원을 각 계열사에 변제했다"며 "현금으로 각 계열사에 입금됐으며 회계처리됐다"고 밝혔다.

앞서 박모 SK 전 투자회사관리실장(현 SK차이나총재)은 법원에 증인으로 참석해 "증빙이 어려운 현금성 지출 때문에 계열사 임원들 성과급(IB)를 추가 지급해 되돌려 받는 방법을 쓸 수 밖에 없었다"며 "2004년과 2005년은 소버린이 SK의 경영권을 위협한 시기라 구성원을 결속하고 대외이미지를 높이는 차원에서 업무비가 많이 들었고, 2007년 7월1일 지주사 전환 후에는 체계적인 그룹운영과 안정을 위해 자금이 더 많이 필요했다"고 돈을 조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날 변호인 측은 지주회사인 SK(주) 재무팀에서 맡아온 최태원 회장 개인재산 관리 업무는 현재는 외부 팀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최 회장의 개인재산을 관리하는데 회사인력과 자원을 동원했다는 것이어서 총수를 위해 회사기 사적으로 이용된다는 부정적 인식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30차 공판은 8일(목) 오후 2시에 서울중앙지법 서관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