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서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용 케이슨 제작장에서 직접 일했던 노동자에 의해서다. 이곳은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공사를 맡고 있다.

서귀포시 화순항에 마련된 '삼성물산'의 케이슨 제작장에서 철근공으로 일했던 유윤선(46)씨는 30일 "한국인 기능공들이 외국인근로자들을 가르치며 일을 하는데 말이 잘 안 통해서 정확하게 가르치기도 어렵지만 가르쳐 준대로 하지도 않고 철근이 생긴 대로 대충 짜맞추어 연결해 버린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날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저지대책위, 제주해군기지저지 전국민대책회의가 참가한 가운데 '방파제 설계오류, 케이슨 부실시공'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이미 세워진 철근 사이가 벌어지면 그것을 다시 바로 잡아 연결해야 하는데 외국인근로자와 비기능공들은 철근 사이가 벌어진 채로 가로 철근을 연결시킨다"며 "아랫부분에서 조금 벌어진 세로 철근은 케이슨 윗부분으로 갈수록 점점 더 많이 벌어져 풍랑이나 태풍 등 충격이 있으면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이슨의 기둥 역할을 하는 H형의 철제빔이 있는 부분에 철근을 설치하지 않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 충격을 받을 때 가장 먼저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삼성물산 등 공사 관계자들에게 여러 번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성물산에 이 문제에 대해 지적을 했지만 묵살했고 감리도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유씨는 "케이슨은 콘크리트 타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감리가 직원들과 똑같이 제작장에 상주하면서 감독해야 하지만 6개월 근무하는 동안 감리가 공사장 내부에 들어와서 점검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케이슨 밖에서 (대충) 한 바퀴 훑어보고 갔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 등은 이에 따라 "방파제 설계를 위한 환경요소 분석 오류, 설계 기준 미달, 공법 선정 오류 등으로 부실한 설계임이 드러났고 케이슨 시공은 부실공사임이 현장 기술자들에 의해 증언됐다"며 "이러한 총체적인 부실이 발생한 점을 반드시 국정조사를 통해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삼성물산과 감리업체에 대해 부실시공 책임을 물어 영업정지 등의 조치와, 책임감리를 맡은 업체의 등록 취소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