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구속기소)이 법정진술을 통해 이상득 전 의원(77·구속기소)에게 3억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미래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을 받아온 김찬경 회장이 현 정부 최고실세인 이 의원에게 직접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관계 구명로비 의혹이 드러나는 양상이다.

김 회장은 29일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저축은행 등에서 7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의원에게 3억원을 전달했고 그 대가로 이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청탁을 넣어줬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2007년 12월 중순께 서울 모 호텔에서 이 전 의원에게 돈이 든 쇼핑백 2개와 여행용 가방을 전달했다"며 "쇼핑백 2개에는 각각 8000만원, 여행용 가방에는 1억4000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미래저축은행이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이 전 의원에게 (구명) 도움을 요청했다"며 "이 전 의원은 '권혁세 금감원장에게 부탁해 놨으니 걱정말라'고 안심시켰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2011년 하반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7개 저축은행과 달리 미래저축은행은 영업정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 측은 "사실이 아니다"며 김 회장의 진술을 부인했다.

이 전 의원 측은 "김 회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청탁이나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대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저축은행 퇴출과 관련해 이 의원과 통화한 적이없다고 펄쩍 뛰었다.

권 금감원장은 이날 "경영진단평가 과정에서 이상득 전 의원을 통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에 청탁성 전화를 했다”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주장에 대해 “권 원장은 이 전 의원과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