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경제침체로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다.

조선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중공업은 관리, 기술직 과장 이상에 대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르노삼성도 최근 희망퇴직 형식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포스코는 연말까지 계열사를 통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조선과 항공회사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파행과 난항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실적이 악화되고 있지만 임원진이 비대한 상황이다. 억대의 연봉이 지급되는 임원숫자가 많은 기형구조로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도 비슷한 상황이다.

재작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던 대한항공이지만 지난해 11월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 100여명을 명예 퇴직시켰다. 구조조정 대상에는 억대연봉을 받는 임원들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정작 항공과는 비전문가인 이모 고문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의 칼을 대지 못했다. 항공과는 무관한 고문에게 거액의 연봉과 법인카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불황일때 다른 임원들의 반감이 적지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은 이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다보니 알게 모르게 비자금을 쓸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저래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이 임원을 구조조정하면서 고문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못한 것이 특이한 경우다.
통상 고문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CEO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으로 직제상 임원 역할은 없는 명예직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 회사의 고문은 특이한 경우다.
이모 고문은 정치권과 가까운 유수 일간지 정치부장 출신으로 인터넷신문 B신문을 창간했던 이력을 지녀 그 위상이 일반 고문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보험성 인사 성격이 짙다는 것.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에 합류됐다가 경선 패배 후 2008년부터 대한항공 고문직을 맡아 평균 연봉만 2억원 이상에다 연간 수억원대의 법인카드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대한항공 내에서 역할은 사실상 없는데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연봉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친박 핵심 인사인 이 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한진그룹이 큰 수혜를 볼 수도 있다는 이른바 보험인사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고문은 고문직을 맡은 이후 박근혜 전 대표와 조양호 회장의 독대를 주선시켜 조 회장으로부터 신임이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문제는 내부적으로 상시 희망퇴직 위기에 내몰리는 샐러리맨 임원들에게는 회사에서 역할도 없는 이 고문에 대해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 정부 들어 수혜를 받은 기업이란 세간의 평을 듣는 대한항공으로서는 최근 대선 상황에서 지지율의 변화에 여간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박근혜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할때는 조 회장 측근들은 이 고문을 내보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가 확실히 당선될 것이란 보장도 없는데다 야권 후보가 당선될 경우 회사로서는 줄을 잘못섰다 눈밖에 날수 있다는 우려를 할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그렇다고 경영상 판단만 할 수도 없다는데 고민하고 있다.

언론인 출신으로 의심이 많만찮은 이 고문이 만약 명퇴를 당할 경우 박 전 대표에게 달려가 조 회장에 대해 얘기를 비우호적으로 하게되면 득보다 실이 더 클 수도 있다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사정이어서 조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고문이 박찬법 씨 등 2명이다. 박씨는 회사 경영진을 지낸 인물이어서 경험과 노하우를 경영진에게 조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문으로 대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