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2007년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NLL(북방정찰한계선)포기비밀대화록 발언과 관련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의원과 보수언론이 주고받으며 논란을 확대재생산하자 당시 대화록 작성자인 김 전 원장이 팩트부터 틀렸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김 전 국정원장은 18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결코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땅따먹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물론, 새누리당 지도부에 이어 청와대까지 가세하고 나서는 상황에서 직접 당사자가 나서 사실 관계부터 바로잡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원장은 "2007년 10·4 정상선언 뒤 내가 직접 두차례의 공식 정상회담 회담록을 작성해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에 보냈다. 내가 정리를 했는데, 틀림없이 그런 발언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절대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정문헌 의원과 새누리당의 주장은 사실관계조차 틀린 허위이고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원장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청와대에 전달된 회담록을 폐기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 "내가 역사적 사료로 국가정보원에 넘긴 자료는 정상회담 시작부터 전말까지 아예 책자 형태로 엮은 완벽한 자료인데, 청와대에 준 회담록 하나를 폐기하는 게 무슨 실익이 있겠느냐. 청와대 것은 국가기록원에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그 대화록에 대해 "땅따먹기 같은 내용도 없지만, 내가 작성해 국정원이나 국가기록원에 있는 1급 비밀인 회담록을 통일비서관 시절(18대 총선 낙선 뒤 청와대 비서관 임명) 보고 지금 떠드는 것이라면,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한 게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교묘하게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이용하고 있지만, 형법 제127조로 징역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정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의 연속발언이 직무상 취득한 1급비밀을 발설을 금지한 규정을 어기는 범법행위라는 지적이다.

또 "정 의원이 비밀 단독회담이 열렸다고 주장한 오후 3시에 남북 정상은 배석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식회담을 하고 있었다"며,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정 의원이 처음에는 '북한이 비선을 통해 단독회담 녹취록을 줬다'고 주장하다, 최근에는 말을 바꾸고 있는데 내가 아는 한 북한에서 그런 건 전달된 게 없다"며 "애초 '북한이 녹음한 녹취록을 비선을 통해 받았다'고 주장한 정 의원이 그 비선이 누구인지, 또 그가 봤다고 하는 그 녹취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김 전 원장은 새누리당이 '민주당이 국정원 회담록을 공개하면 논란이 끝나지 않느냐'고 주장한 것과 관련 "처음에는 비밀 회담록을 얘기하다, 우리가 회담록을 두 개 작성해 청와대와 국정원에 줬다고 밝히면서 자신들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논점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자꾸 말을 바꾼다. 팩트에서 밀리니까 그런 소리까지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