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부가 내곡동 사저의혹 수사에서 대통령 일가의 연루가 부담스러워 기소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최 지검장은 즉각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부실수사 논란으로 특검수사 진행을 앞둔 상황에서 검찰이 스스로 부실수사를 인정한 듯한 비쳐져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8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내곡동 사저부지 수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형식적으로 보면 배임으로 볼 수도 있고 그렇다면 (부지 매입 실무자인) 김태환씨를 기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6월 수사 결과 발표에서 "경호처가 나름의 기준으로 대통령실과 이명박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토지매입 금액을 배분한 이상, 배임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힌 것과 반대다.  

최 지검장은 이어 “김씨를 기소할 경우 배임에 따른 이익 귀속자가 대통령 일가가 되기 때문에 기소하기 어려웠다”고까지 했다. ‘대통령 일가를 배임의 귀속자로 규정하기 부담스러워 기소를 하지 않은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파장이 확산되자 최 지검장은 “발언의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며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지만 억지로 김씨를 기소하더라도 대통령 일가 등 다른 관계자들까지 억지로 처벌해야 한다는 예를 들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뜻하지 않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