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를 강타하고 북상한 16호 태풍 산바가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수도권은 비껴갔지만, 남해안과 영남지역에 커다란 피해를 남겼다.

산바는 제주를 집어삼킬 듯 큰 파도와 폭우를 쏟아붓고 무서운 속도로 북진, 진하며 11시30분 경남 남해군으로 상륙한 뒤 영남을 통과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갔다.

한라산에는 양동이로 파붓듯 822mmm의 비가 쏟아졌다. 해일을 막기 위한 모래성은 파도에 무너졌다.
강풍은 아름드리 나무를 뿌리째 뽑아버렸다.

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하천물이 넘실대며 도로로 넘치며 무섭게 흘러가고 있다. <SBS 캡처>

통영과 마산에는 해일 피해로 물바다로 변해 허리춤까지 물이 차올랐다. 이번 태풍으로 무너져내린 토사가 주택을 덮치면서 1명이 숨졌다.

담벼락이 무너져 차량을 덮쳤고, 쏟아져 내린 흙더미가 곳곳 도로를 막아버렸다.

경북지방에는 사과나무와 과수원 등에 강풍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또한번 초토화하며 농심을 울렸다. 낙과피해가 커지면서 추석 물가가 뛸 것으로 보인다.

서해에서는 15호 불라덴과 14호 태풍 덴바에 잇달아 침수피해를 입었던 들녘은 또다시 바닷물에 흙탕물에 잠기며 올해 농사를 망쳤다.

50만가구 정전, 농경지 483ha 침수 하우스 52동 붕괴 산사태 1명 사망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태풍 '산바'(SANBA)의 영향으로 17일 오후 8시 현재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으며, 50만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1시25분께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주택을 덮쳐 집 안에 있던 이모(53·여)씨가 매몰됐다가 1시간여 만에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북 경주에서도 1명이 산사태로 주택이 파묻혀 다쳤다.

경북ㆍ경남에서는 주택 6동이 파손됐고, 전남ㆍ제주까지 포함해 주택과 상가 478동이 침수돼 140가구 25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남과 경북에서 농경지 483ha가 침수피해를 봤고 비닐하우스 52동이 무너졌다.

경북과 경남, 강원도 등 27곳에서 도로 사면이 유실됐으며, 12곳에서는 산사태가 났다. 또 문화재 1곳이 부서졌고 철탑 4개가 쓰러졌다.

비바람이 거세 제주와 광주ㆍ전남, 경남, 강원, 부산, 전북에서 50만7천174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으나 대부분 복구됐고, 2만6천899가구는 아직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립공원은 지리산 등 전체 20개 공원의 입산이 금지됐으며 광주에서 대구 방향 88고속도로와 부산 거가대교 등 도로와 다리, 터널 120곳도 통제됐다.

동해남부선, 경부선 등은 선로 침수피해로 열차운행이 중단됐다. 제주와 경남은 전학교가 휴교했고 서울과 경기 등 다른 지역은 단축수업을 했다.

기록적 폭우와 초속 40m가 넘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 '산바'는 한반도에 엄청난 생채기를 남기고 이날 밤동해안으로 빠져나갔다.